자동차 도료, 총천연색 욕망에서 첨단기술의 갑옷으로

2020. 6. 23. 10:52Design Story/Mobility

 

 

 

 

(본 포스팅은 '시대를 반영하는 자동차 컬러 이야기' 2014.7.10 의 포스팅을 2개의 글로 수정 보완한 글입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승전국인 미국에 경제적, 문화적으로 풍요로운 시대가 도래하였다. 현대미술의 흐름은 유럽에서 미국으로 넘어왔으며, 문화의 다양성과 자유로움이 인정되었다. 현대미술을 일탈과 파괴를 통해서 새로움과 발상의 전환을 선도하였고, 존 에프 케네디 전 대통령은 미국 자유주의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마릴린 먼로는 미디어의 힘을 입어 대중의 욕망을 대변하는 섹슈얼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젋은이들은 비틀즈와 같은 아티스트를 통해 평화에 대한 갈망을 드러내고, 기성세대에 대한 반발을 히피문화를 힘입어 표출했다. 이러한 흐름과 함께 미국 자동차 산업도 전례없던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을 선보이며 성공과 모험, 유토피아에 대한 열망을 반영했다.

 

 

미국, 과감한 투톤컬러

1946년, 파리 쇼에서 처음으로 원색의 컬러풀한 자동차 색상이 등장한다. 미국에서는 기성세대에 반발하듯 클래식한 다크한 톤을 거부한 채 전례없이 선명하고 밝은 색상의 향연이 펼쳐진다. 밝은 톤은 물론이고, 그 어느 때 보다도 선명한 원색과 다양한 톤의  블루, 레드, 그린, 골드, 화이트, 블랙 등 수 많은 화려한 컬러가 등장하여 도로를 정복하였다. 수평으로 나눈 투톤 배색의 컬러는 1960년대 자동차 디자인의 가장 큰 특징이다. 바디와 루프를 다른 색상으로 하거나, 바디를 수평적으로 나누어 두가지 색으로 칠하기도 했다. 이때 절반은 짙은 색상으로, 나머지 절반은 화이트와 같은 밝은 색상을 주로 선호하였다.

 

 

 

 

 

유럽, 차분한 컬러

미국의 자동차 디자인이 대형화, 고급화, 과감한 색채의 향연이었다면, 동시대 유럽의 자동차는 다소 톤다운된 색채와 소형화의 길을 걷고 있었다. 예를 들어, 독일의 택시는 블랙이었으며 운전자들은 다크블루나 그린, 블랙, 화이트 또는 그레이 계열을 선호했다. 이와 같은 컬러들이 도로 안전에 좋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어떤 이들은 실버 피니쉬를 선호했는데, 이는 레이싱 경주에서 실버 컬러의 벤츠의 자동차가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점은 나라마다 선호하는 색상이 레이싱 경기의 자동차 컬러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는 것이다. 영국은 '브리티시 그린', 독일은 '실버', 프랑스는 '프렌치 블루', 이탈리아는 '이탈리안 레드' 등 국가별 대표적 자동차 색상이 떠오르는 것은 이 때문이다.

 

 

 

 

 

 

화려한 컬러 사라지자 떠오른 안료 기술

1970년대에는 두 차례의 석유 파동을 겪으면서 자동차의 연료효율성이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세계 경제의 위축과 에너지 위기, 환경이슈에 대한 자각과 함께 자동차 컬러의 경향은 이전보다 소극적으로 변화하게 된다. 상대적으로  채도가 낮은 브라운 계열과 올리브 그린, 크림 컬러 등 얼스 톤이 주를 이루게 되면서 이전의 화려한 색상들은 점차 사라지게 되었지만, 안료기술이 발달하면서 선명한 솔리드컬러나 알루미늄 페이스트, 펄마이카 등을 적용한 컬러 표현의 기술이 싹튼 시기이기도 하다. 

 

 

 

가장 많은 나라에서 가장 오랫동안 사랑받은 컬러, 실버 & 화이트

2000년대의 거리를 보면 온통 그레이와 실버, 화이트 차들로 가득하다. 2000년대 이후로 북아메리카, 유럽, 아시아에서 모두 실버가 사랑 받고 있는데 이전에도 이렇게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컬러는 없었다. 2003년 듀폰의 자동차 컬러 리포트에 따르면, 기술의 진보에 따른 삶의 변화와 관심이 늘어나면서 밝은 무채색에 대한 선호도가 상승했다고 한다. 혹자는 아이폰하면 떠오르는 화이트와 알루미늄 실버가 이 흐름에 한 몫했다고 말한다. 전 차종에서 메탈릭 컬러의 선호도가 증가했고, 럭셔리 모델에서는 전통적으로 블랙이 인기가 높았다.

 

 

 

 

 

 

 

 

 

컬러의 컨셉화, 기술의 고도화, 친환경 공정

최근에는 화이트의 백도를 높이고, 블랙의 흑도를 높이거나 레드나 블루의 유색을 초고채도로 구현하여 컬러 그 자체의 고유한 이미지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그레이인데 블루같고, 골드인테 카키빛이 도는 은은하고 이중적인 컬러감으로 희소한 이미지를 구현하고, 고휘도나 스파클링한 입자감을 통해 실버/메탈릭 컬러의 질감을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추세다.

한편, 내연기관 시대가 저물고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 연료 자동차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자동차 도료도 그에 맞춰 신공법, 친환경 소재 등에 기반한 마감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자율주행시대를 맞이하여 레이더와 라이더 전파에 잘 포착될 수 있는 컬러 기술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자동차 도료의 역사를 통해서 내구성, 공정효율성, 친환경성에 맞추어 기술개발이 이루어진 동시에 지역적 선호, 소비자의 욕망까지 반영해 기술적 진보를 이뤄온 것을 보았다.  자율주행시대로 들어서면서, 자동차 도료는 현재의 기능을 필수적으로 충족하면서도 추가적으로 라이더에 잘 인지될 수 있는 기술, 보다 효율화되고 친환경적인 공정의 집약적인 기술의 발전이 요구되고 있다. 또한, 자동차가 '이동 수단'에서 '그 자체로 목적이 되는 공간'으로 변화하면서 갖게될 목적성에 따라 보다 면밀한 디자인과 색채계획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참고문헌>

Jithin R. Veer, 2014. The Envolution of Color in the Americal Automotive Industry. Virginia Commonwealth Univ.

The history of Automotive paintings, STANDOX.

2012 DuPont Automotive Color Popularity Report, DuPo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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