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으로 들어온 최후의 개척지, 우주

2017. 5. 31. 09:14Design Story/Influence




영국의 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 박사는 2015년, 영국 옥스포드대 행사에서

핵 테러 가능성과 기후변화, 인공지능(AI)개발 등 지구에 대한 위협이 있다며, 인류가 생존할 방법은 우주에 있다고 제시했다.

인류 생존이라는 무거운 과제 외에도, 세계의 미래 산업을 이끌어갈 IT 천재들이 우주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면서

자연스럽게 일반인들도 '우주'가 공상과학 소설이 아닌 우리 일상에 가까운 소재로 느끼고 있다.

Stephen Hawking (L)   |   Space and Innovation Report, OECD, 2016 (R)


머지않은 미래에 인류는 지구 밖 우주로 활동범위를 넓힐 전망이다.

2016년 OECD가 펴낸 '우주와 혁신'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우주산업 시장은 2005년 888억 달러(약 104조 4600억 원)에서 

2013년 1952억 달러(약230조 원)로 연평균 10.3%씩 성장했다.


우주 탐사 초기에는 국가 주도로 이루어져, 

탐사 결과를 환경을 감시하거나 기상을 예측 등 공공의 목적에 주로 활용하고,

경제성 보다는 우주비행사의 무사 귀환 등의 비경제적 목적이 우선이었으나,

최근에는 상업적 목적의 민간 주도로 그 무게중심이 이동하면서

발사비용의 경제성 확보의 목적이 더욱 분명해졌다. 

민간사업자는 우주로의 화물수송이나 여행서비스 개발 같은 신규 비즈니스 개발을 염두해두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최근 몇 년동안 그래비티(Gravity,2013), 인터스텔라(Interstellar,2014), 

마션(The Martian,2015)으로 이어지는 우주 영화를 봤을 것이다.

기존 우주 영화가 인류애나 지구 구원에 대한 뭔가 철학적인 의문을 던졌었다면

영화 마션은, 불의의 사고로 홀로 화성에서 남겨졌다가 지구로 돌아오는 이야기로, 

한 인간의 화성에서의 삶과 생존에 초점을 더 두고있다.

영화 마션이 SF영화처럼 느껴지지 않았던 이유는, 

요즘 사람들에게 화성에서의 생활이 그리 먼 미래의 일 처럼 느껴지지 않아서일까.


SpaceX CEO, Elon MuskInternational Astronautical Congress in Guadalajara, Mexico, 2016.9


2016년 9월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국제천문총회에서, 스페이스X의 엘론 머스크는

80일만에 사람을 지구에서 화성까지 날라 화성에 인구 100만 명의 정착지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스페이스X는 특히 로켓 추진체의 재활용으로 우주비행의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통상 로켓 발사 비용의 80%는 1단 추진 로켓 비용이 차지하는데, 

지금까지 사용 후 버려지던 로켓 재활용에 성공한 것은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총 8번의 로켓회수에 성공했는데, 회수된 로켓이 재사용 된 것은 올 해(2017.3), 팰컨9이 처음이다.

현재 발사비용이 가장 저렴한 곳은 스페이스X로, 1회 발사에 한화로 약 700억원이지만,

발사채의 재사용이 가능해지면 현재의 10% 수준인 약 70억원에 가능하다고 한다.


Crew Dragon Interior, Space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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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스페이스X는 '2018년에 관광객 2명을 달에 보낼 것'이라고 깜짝 발표하기도 했다.

인류가 달 근처에 가는 것은 45년 만이다.

현재 스페이스X의 드래곤(Dragon)은 물자를 운송하는 무인캡슐로 설계되었지만

최근 유인 우주선 형태로 새로 디자인되어 2015년에 공개된 바 있다.

우주선 인테리어의 소재와 기술이 테슬라 전기자동차 인테리어에도 어떻게 반영될 것인지 기대해 볼 만 하다.

http://www.spacex.com/crew-dragon






Historic Rocket Landing, Blue Origin, 20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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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의 설립자, 제프베조스가 이끄는 블루오리진 또한 로켓 재활용에 성공하여 우주여행의 상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블루오리진은 로켓 뉴셰퍼드 발사와 회수를 지금까지 5차례 진행한 바 있는데,

블루오리진의 뉴셰퍼드는 준궤도, 스페이스X의 팔콘9은 이보다 높은 궤도용이라는 차이가 있지만

양사 모두 로켓발사체 재사용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높다.

제프베조스는 블루 오리진을 운영하는 이유에 대해서, 

'우주항공은 새로운 산업에 뛰어들 후배 사업가를 위해 인프라를 깔아주는 것'이라며,

다음 5차 산업 혁명의 핵심에 우주산업이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https://www.blueorigin.com/technology


블루 오리진은 2018년 일반인을 대상으로 우주 여행을 진행할 계획인데,

초기 우주 관광은 대기권 근처에서 지구와 우주를 함께 구경하고, 4분 간 무중력을 체험한 뒤 지구로 돌아오는 것이다.

우주 관광을 위해 특별히 설계된 블루 오리진의 캡슐 내부 사진이 올 3월 최초 공개되었는데,

모든 좌석은 원형으로 배치되고 그 앞에 43인치의 커다란 창이 있어 우주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다.





이 외에도 영국 버진그룹의 버진 갤럭틱(Virgin Galactic)은 '스페이스십II'로 우주 관광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보잉과 록히드마틴이 설립한 벤처기업인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ULA)는 

우주호텔을 쏘아올리는 작업을 2020년에 시작할 전망이다.

우주호텔은 특정 공간에 고정되지 않고 수백km상공에서 지구 궤도를 인공위성처럼 돈다.

지구의 관광객들은 스페이스X나 보잉 등 민간업체의 우주선을 타고 우주호텔을 방문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Plans for Space's First Interstellar Hotel, U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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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항공기업 외에도 우주는 최근 각광받는 '상업화'의 격전장이기도 하다.

외신들은 이를 '새로운 우주시대(New Space Age)'라 명명했다.

인류가 우주에 첫 발을 내디딘 1960년대에 거세게 불었던 스페이스 에이지에 대한 열광이 재현된 것이다.



앞서 언급했던 영화분야에서는,

스페이스 비트윈 어스(The Space Between Us, 2017)와 라이프(Life, 2017)에서 처럼

우주영화는 이제 무겁고 철학적인 SF영화가 아니라 사랑, 재난의 일상적인 스토리를 담고있다.



Apple Park, Mid-may 2017 - sunset flight, Duncan Sinfield,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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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건축분야에서는 우주선을 닮은 둥근 형태로 화제를 모은  애플파크(Apple Park). 

노만포스터가 설계하고 스티브잡스가 마지막으로 공들인 이 건물은 그 형태 자체로 '개방성', '연결성'을 화두로 한다.

이번 달 부터 부분 입주를 시작한 애플파크가 완공되면 IT기업 사옥의 상징적인 디자인은 다시 한번 화두에 오를 것이다.




패션분야 역시 우주를 주목했다.

샤넬 2017 FW 컨셉은 '샤넬 그라운드 컨트롤(Chanel Ground Control)로 

쇼가 끝난 후 로켓이 화염과 연기를 뿜으며 공중으로 실제 발사되는 장면을 연출시키기도 했다.

컬렉션에서는 화이트와 메탈 실버를 많이 사용하고, 의상의 모든 부분에 반짝임을 강조해 60년대 우주 모드를 재현했다.

샤넬의 디렉터 칼 라거펠트는 '요즘 사람들은 화면에 갇혀 세계에서 일어나는 실제는 보려하지 않아 삶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 

우주라는 또 다른 세계로 눈을 확장시키고 싶었다.'며 '미개척의 세계, 우주'를 키워드로 삼았다.


Chanel 17/18 F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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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를 선도하는 아티스트들이 '우주'에서 영감을 받는 것은, 

최근 '우주 여행'이 상상에 머무는 단계를 뛰어넘어 일상으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 배경에는 2015년 3월 부터 우주정거장에서 340일간 체류하면서 

수 많은 우주에서 찍은 사진을 트위터에 올려서 주목받은 우주비행사, 스콧 캘리(Scott Kelly)가 있다.


"내가 본 것 중 가장 아름다운 행성은 지구였고, 지금 지구에 있다는 건 정말 행운이다.

무엇보다 테이블에 앉아서 다른 이들과 식사하는 게 얼마나 가치있는가도 배웠다.

신선하게 조리된 음식을 테이블에 올리고 사랑하는 이 옆에 앉아 즐길 수 있는건 중력 덕분이다.

우주에서 내가 얼마나 열망해 왔던 일인가!"


Photograph by Scott Kelly, Nasa

Photograph by Scott Kelly, Nasa

Photograph by Scott Kelly, Nasa

Photograph by Scott Kelly, Nasa

Photograph by Scott Kelly, Nasa

Photograph by Scott Kelly, Nasa

Photograph by Scott Kelly, Nasa



사람들이 이러한 사진을 SNS를 통해 수시로 접하면서, 우주가 바로 '마치 옆 동네 일상'같은 소재가 된 것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1970~80년대에 우주여행은 공상과학소설에나 나올법한 이야기였지만

최근에는 버킷리스트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우주여행은 곧 아무나 할 수 없는 최고의 럭셔리 경험으로, 

그리고 모든 이들이 동경하는 쿨한 경험으로 여겨지게 될 것이다.

앞으로 우주산업으로부터 파생될 기술과 디자인 인스퍼레이션에 관심을 집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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