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0 : 가전제품_2 CMF

2020. 4. 14. 17:30Design Story/Exhibition Review

글. Editor J

 

 

 

 

CES 2020에 소개된 이색 가전을 다룬 포스팅 CES 2020: Home Appliances_1 Ideas 에 이어서 이번 글에서는 'Home Appliances'와 'Smart Home' 부문에서 혁신상을 받은 가전제품(Innovation Award Honorees)을 중심으로 CMF(Color, Material & Finish) 디자인에 대해 살펴본다.

 

 

 

 


Hygienic for Greenery

 


 

 

CES 2020에 소개된 식물재배기 ©LG 전자 / Agrilution / Samsung

 

보통 식물을 실내로 끌어들이는 것은 공간의 분위기에 부드러운 활력을 주기 위함이다. 그래서 차갑거나 인위적인 마감재 보다는 나무나 돌과 같이 따뜻한 느낌의 자연적 마감재를 식물과 매치시켜 인테리어에 적용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 식물이 관상용이 아닌 식용이라면 말이 달라진다. 

 

 

 

 ©Sherpa Light / Agrilution

 

이전 포스팅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CES 2020에서는 다양한 (식용)식물재배기가 소개되었는데, 대부분 스테인레스 스틸(Stainless Steel)과 같은 메탈을 단일 소재로 활용한 디자인이 주를 이루었다. 위에 소개된 제품들과 같이 실버와 그린의 조합이 만들어 내는 깨끗하고 심플한 디자인은 싱싱하고 파릇한 식용식물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요즘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위생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폭발하는 현상과 맞물려, 앞으로 소독과 관리가 용이한 메탈 마감이 디자이너들의 더욱 큰 사랑을 받으며 가전제품에 적극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Sleek in Colors

 


 

 

어떤 음료든 1~3분 내로 시원하게 만들어 주는 주노 쿨러(Juno Cooler) ©Juno

 

가전 카테고리에서 혁신상을 받은 제품 중에는 음료 관련 아이템 들이 꽤 많았는데 대부분이 화이트, 그레이(메탈), 블랙 컬러가 주를 이루었다. 음식을 데워 주는 전자레인지 같이 각종 음료를 수 분 안에 시원하게 만들어 주는 기술로 주목을 받은 주노 쿨러(Juno Cooler) 또한 블랙과 메탈의 조합으로 디자인 되었다.

 

심플한 블랙 바디에서 눈에 띄는 것은 음료 온도의 변화를 컬러로 표현해 주는 상태 표시 바(LED Status Bar)인데, 붉은 빛이 푸르게 변하며 음료가 차가워지는 과정을 소비자가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심플하게 이루어지는 컬러 (그리고 그 면적)의 대비가 시각적, 기능적 효과를 극적으로 돋보이게 하는 것이다. 

 

 

 

붓는 즉시 물의 온도를 변화 시키는 듀오 카라페(DUO Carafe) ©Heatworks

 

히트웍스(Heatworks)의 듀오 카라페(DUO Carafe) 또한 같은 효과를 사용하였다. 보통 주전자 내부 금속을 달궈 물을 데우는 일반 포트와 달리 듀오 카라페는 ‘옴니 어레이(Ohmic Array)’라 불리는 전기레인지와 유사한 원리로 물을 순간적으로 가열시킨다. 용기에 물을 담고 붉은 부분 쪽으로 물을 부으면 바로 온수가 나오고, 푸른 부분은 냉수가 나오는 것이다.

 

같은 몸체에서 상반되는 온도의 물이 즉각적으로 나오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통용되는 ‘푸른색은 냉수, 붉은색은 온수’라는 컬러 인식을 제품에 적용하여 소비자가 주둥이의 컬러만 보고도 본능에 이끌려 원하는 온도의 물을 따를 수 있도록 하였다. 이러한 디자인은 적은 면적의 컬러 사용으로도 포인트가 되는 요소를 만들어낼 뿐만 아니라 기능적인 역할까지 충실하게 해내는 좋은 사례가 된다. 

 

 

 

 


Dreamy in Furry-tales

 


 

 

CES 전시장을 돌아다니며 인기를 얻은 러봇(Lovot) ©Groove X / 쓰다듬는 용도로 개발된 쿠보(QOOBO) ©Yukai Engineering Inc.

 

패브릭 소형 스피커와 같은 전자 제품 외에 가전제품에는 적극적으로 적용되지 않는 편이지만, 가정용 컴패니언 로봇 (Companion Robots) 제품 개발이 증가하면서 부드러운 패브릭 소재가 가전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로봇이라고 하면 수많은 영화의 영향으로, 스타워즈에 나오는 C-3PO 같이 매끈한 메탈 소재에 인간의 형상을 어색하게 닮은 형태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가정용 로봇은 상상 속 이미지와 달리 쓰다듬어 주고 싶은 부드러운 이미지의 (마치 인형과 같은) 동물 형상으로 개발되고 있다. 로봇이 제공하는 생활 편리성을 넘어서서 소비자의 감성을 어루만져 줄 수 있는 역할에 대한 기대까지 부여되며, 반려동물과 같은 컨셉으로 반려로봇이 개발되는 것이다. 

 

 

 

부드러운 텍스쳐를 입은 러봇(Lovot) ©Groove X

 

이전 포스팅에서도 소개한 러봇(Lovot)과 쿠보(Qoobo)와 같이 부드러운 텍스쳐를 입은 로봇은 소비자가 자연스럽게 로봇을 쓰다듬으며 힐링을 할 수 있는 ‘힐링템’이 되는데, 이때  소재는 알러지를 유발하지 않는 소재 (Dust Proof Materials)로 디자인된다. 패브릭 소재 뿐만 아니라 함께 매치되는 플라스틱과 메탈 등도 매끄러운 소재 보다는, 눈으로만 봐도 텍스쳐가 느껴지는 듯한 입자감이 큰 소재를 선택하여 촉각적 요소의 시각적 효과를 배가시킨다. 

 

 

 

 


Soften the Nature

 


 

 

신선한 잎을 갈아서 바로 말차를 만들어 내는 쿠젠 맛차(Cuzen Matcha) ©World Matcha Inc.

 

따뜻한 자연의 분위기를 담고 있는 우드와 차가운 메탈의 조합은 그 온도의 차이에서 만들어지는 특유의 이질감을 갖고 있다. 하지만 둘 중 어떤 재질을 돋보이게 하느냐에 따라 제품 자체가 주는 온도감이 결정된다.

 

신선한 말차를 만들어 내는 기계인 쿠젠 맛차(Cuzen Matcha)는 큰 면적의 바디가 메탈과 플라스틱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손이 가장 많이 닫는 커버 부분을 나뭇결이 살아있는 원목으로 디자인하여 말차의 신선한 이미지와 사용자를 위한 따뜻함 감성을 동시에 잡아냈다. 

 

 

 

스마트 고양이 변기 아이커들(iKuddle Auto-pack Smart Litter Box) ©Original Technology INC

 

요즘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000만을 훌쩍 넘으며 반려동물 가구와 기기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였다. 특히 내 집안의 가구와 반려동물 물건이 어울리기를 바라는 소비자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더욱 디자인에 대한 중요도가 커지고 있다. CES에서도 여러 가지의 반려동물 용품이 소개되었는데, 이 중 스마트 고양이 변기인 아이커들(iKuddle Auto-pack Smart Litter Box)이 위와 같은 소비자의 요구에 응답하는 디자인이 아닌가 한다.

 

쿠젠 맛차와 마찬가지로 아이커들 또한 메탈과 우드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광택이 적고 은은하게 빛나는 실버 메탈 바디가 나뭇결이 과감하게 살아있는 원목으로 제작된 커버와 레그를 부드럽게 강조한다. 메탈이 차가운 느낌을 벗어 던지고 우드의 자연미를 부각시키며 만들어 내는 조합으로서, 자연적 무드를 선호하는 소비자의 공간에 어울릴 만한 가전제품에 적용하기 좋다. 

 

 

 


Toned in Pastel

 


 

 

 

삼성의 세로형 TV인 The Sero와 큐브 컬렉션(Samsung Cube Collection) 미니냉장고 ©Samsung

 

이번 CES 가전 분야에서는 이상할 만큼 컬러가 빠져 있었으며, 특히 원색 컬러 사용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가장 눈에 띄는 컬러풀한 제품은 이전 포스팅에서 소개됐던 삼성의 Ballie였을 뿐) 대부분의 가전제품이 메탈릭 소재와 블랙, 화이트, 그레이의 모노톤 디자인으로 소개되었다. 특히 생활 가전 쪽은 더 그러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무채색의 향연 속에서도 BESPOKE를 통해  디자인적으로 큰 주목을 받았던 삼성전자는 그 탄력을 받고 컬러를 적용한 다른 가전도 선보였다. The Sero TV의 바디에 톤 다운된 네이비블루를 적용하여 블랙이 장악하고 있는 TV/모니터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세로형 모니터가 가로로 돌아갈 때 바디가 큰 면적으로 노출되는데, 이때 톤다운된 네이비블루가 드러나며 공간 속에 부드러운 활력을 준다. 그 외에도 큐브 컬렉션(Cube Collection)의 미니냉장고에 더스티핑크와 블루를 적용하여 부드러운 뉘앙스를 가진 제품으로 탄생시켰다. 

 

 

 

코웨이 부스에 소개된 공기청정기 에어메가(Airmega) 시리즈 ©Coway


코웨이(Coway)의 부스는 부드러운 파스텔 톤으로 물든 공기청정기 에어메가(Airmega) 시리즈를 선보여 전시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혁신상을 수상한 제품은 아니지만) 마치 제품 그 자체를 통째로 페인트에 풍덩 빠뜨린 느낌을 주는 디자인이다. 제품에 적용된 파스텔 색감이 전체적인 제품의 라인을 깔끔하게 돋보이게 만들고 실내공간에 설치했을 때에 부드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한다. 

 

 


 

 

지금까지 'Home Appliances'와 'Smart Home' 분야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제품을 중심으로 CES 2020에 소개된 가전제품의 CMF 디자인을 살펴보았다. 사실 CES가 디자인 보다는 기술에 포커스가 맞춰진 전시이기 때문에 CMF를 분석하기에는 어느 정도의 제약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가장 최신의 기술력을 가진 제품이 가장 좋은 옷을 입고 있기도 하기에 최신 트렌드는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지 그 흐름을 가볍게 살펴보는 데 의미가 있다. 

 

다음 해의 CES에서는 어떤 기술과 디자인이 선보여질 지 기대해 보며 이상으로 CES 2020의 가전제품 분야의 리뷰를 마친다. 다음 포스팅은 이번 전시에서 가장 많은 화젯거리를 만들어 낸 CES 2020 : Mobility로 이어진다.  

 

 

 

 

- CES 2020 : Home Appliances / The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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